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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썰

[종로 3가 안국] 서울 3대 알탕 맛집 '종로 찌개마을', 외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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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찾고 있는 집

집을 떠나 타지생활하던 20대 초반시절,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로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종로 3가부터 종각역 사이에는 짧고 밀도 있게 역사 깊은 노포들에서 의미 있는 술안주에 한잔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다른 지역들은 00 골목이라는 맛골목을 표방하는 곳이 1~2곳 있었다면, 여기는 매 걸음걸음, 골목골목마다 술맛 나는 맛집들의 메카 같은 곳이었다. 오랜 세월의 특색이 그대로 남아있어 각 식당별로 나름의 시스템과 접객분위기가 잘 잡혀 있었고, 식당마다 무조건 먹어봐야 하는 메뉴들이 있는 곳 들이었다. 3차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도 항상 아쉬웠고, 매번 새로 발견해 다음에 오고 싶은 술집이 3~4곳은 생기는 곳이었다. 친구들과의 술 약속을 일부러 종로 쪽으로 잡아 나의 이런 사욕들을 채웠던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곳들은 이명박 정부 때 건물 노후화로 인한 소방시설 미비 등 피맛골 재정비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역사적인 가치 보존 없이 마구잡이로 밀어버렸다. 나의 행복했던 젊은 시절 추억들도 그때 많이 밀려버렸다. 나보다 훨씬 진~한 추억들이 많았을 어르신들의 향수도 그때 없어졌으리라 짐작해 본다. 하지만 다행히 피맛골이 아닌 지역들은 아직도 그때 예전과 같은 자리에 그대로 성업 중인 곳들이 남아있고 오늘은 그중 한 곳을 오랜만에 찾아가 본 이야기다.

 

기본정보

종로찌개마을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30길 10-4

월 ~ 토 : 10:00 - 22:00 / 라스트오더 21:00 

일요일 : 정기휴무

02-747-4518


먼 길에 오르다

종로 3가 안국역 알탕 3대 맛집 종로 찌개마을, 골목초입
종로 찌개마을, 골목 초입

지금은 서울이 연고지고 예전에 한참 찾았을 시절보다 훨씬 이곳에 가까이 살지만 아직도 한번에 오지는 못하고 여러 번 갈아타야 종로에 비로소 올 수 있다. 매번 이곳에 오면 어디 갈지 걱정을 안 해도 됐을 정도로 맛집들이 즐비한 곳이라 별생각 없이 오고는 했었는데 오늘은 알탕이 무척이나 당겼다. 내 알탕의 기준이 되는 곳인 종로 찌개마을이다. 동태알을 좋아했던 나는 어른이 되고 술안주로 칼칼한 게 당겼고 알탕을 잘하는 곳에서 소주를 마셔보고 싶었다. 그 시절에는 인터넷에 블로그마케팅이니 뭐니 이런 개념도 크게 없었고, 이제 막 인터넷이 대중화되던 시기라서 온라인에서 이런 맛집들을 검색하면 믿을만한 후기들이 많이 올라오던 시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종로에 어떤 맛집이 있을까 검색하는 게 취미였을 정도로 빠져있던 때 그렇게 검색에 나온 집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허름한 종로 찌개마을이 나왔다. 

 

 

아...제발..

종로 3가 안국역 알탕 3대 맛집 종로 찌개마을, 외관
종로 찌개마을, 외관

이렇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집이라서 진정 친한 사람이라면 이 집을 한 번씩은 꼭 소개해주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한참 다닐 때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려고 하면 갈 때마다 문이 닫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요일마다 정기휴무인데 우연히 가게 된 요일이 일요일이었던 것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 엄청 기대를 하고 먼 길을 나섰는데 닫혀서 못 먹었던 기억이 3번이다. 심지어 그중 2번은 같은 사람을 데리고 갔었다. 이제는 그 사람도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식당인지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를 지경이다. 이번에는 준비를 단단히 했다. 토요일은 분명 정상영업했고 21시까지 하는 것을 확인 후 나섰다. 그런데 이게 뭔 일이란 말인가..

 

"마감"

 

이런 차가운 메시지가 문 앞에 붙어 있었다. 가게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고작 오후 1시 30분을 막 넘기고 있는 시점이었다. '설마... 아니겠지..', 시~원~ 한 알탕을 먹기에 너무 안성맞춤인 쌀쌀하고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였다. 하지만 나의 이런 간절함은 재료가 일찍 마감됐다는 직원분의 말에 여지없이 산산조각 났다. ㅠㅠ 너무 분해서 화를 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아니 무슨 식당이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인데 오후 1시 30분에 재료가 다 떨어지냐고 따지고 싶었다. 사실 배가 고파 더 예민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에는 꼭 먹으리라... 꼭... 

 

가실 분들은 꼭 미리 전화해 보고 가셨으면 한다. 그리고 종로에 주차는 헬이니 대중교통이 맘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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