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역 맛집] 'The 칼국수' / 동죽 물총칼국수 + 배추겉절이 맛있는 집, 밥 무한리필
기본정보
-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26길 24 도일빌딩 지하 1층
- 영업시간 :
- 평일 11:30 - 20:00 / 15 - 17 브레이크타임 / 19:30 라스트오더
- 토 11:30 - 15:00 / 14:30 라스트오더
- 일 휴무
- 0507-1412-0001
-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새롭게 오픈한 곳
이곳은 기존에 오리고기를 팔던 식당이었으나 점심메뉴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아주머니 혼자 운영하셨는데 반찬솜씨가 좋으셨었다. 물도 그냥 물이 아닌 차를 내어 주셨고, 유리 주전자에 주실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셨다. 항상 친절하셨으며, 나오는 찬과 음식솜씨는 말을 안 해도 될 정도였다. 좋은 의미에서 '이렇게 운영을 오래 하실 수 있을까?' 하는 구성이었다. 주인분이 요리에 신경 쓰시는 것을 알았던 터라 조금 늦게 나온 음식들에도 나는 기꺼이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점심에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지하매장이라는 특성이 이렇게 큰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근방에 이렇게 신경 써서 음식 하시는 식당이 몇 안되는데 마음속으로 안타까웠다.
곧이어 들어선 것이 이 The 칼국수이다. 기존에는 큼지막한 X배너를 출입구에 세워 두셨었는데, 새롭게 들어선 칼국수집은 출입구 간판이 아주 작은 금색 간판을 세워놓으셨다. 이전 집이 지하라는 단점을 큰 광고판으로도 커버 못하셨는데, 이렇게 작은 간판으로 가능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번 먹으러 들어가 보았다.
메뉴 & 가격
심플하게 2개이고,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내부는 기존의 방을 없애고 전부 크게 터서 홀을 만들어 놓으셨다. 메뉴는 심플한 구성이었고, 이젠 메뉴 가짓수가 적다는 것 만으로 뭔가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 집이 그랬다. 메뉴선택에 어려움이 없어 금방 계산하고 자리에 앉았다. 밥은 무한리필이고, 김치는 직접 만드는 곳이었고 셀프바에서 퍼다 먹으면 됐다. 9,500원이 비싸다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드는 장치였다.
물총 칼국수 + 왕만두
칼국수는 이렇게 나왔다. 큼지막한 흰 다리새우 한 마리와 특이하게 바지락이 아닌 동죽조개를 썼다. 기존에 동죽조개에 대한 내 이미지는 조갯살이 바지락에 비해 쫀득하고, 무엇보다 좋은 건 생태환경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감이 덜 된 경우를 많이 못 봤다. 으적거리는게 없었고 그만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었던 조개였다. 그런데 그 조개가 들어간 칼국수라니.. 정말 좋았다. 그릇은 놋그릇 같은 느낌의 그릇으로 개인적으로는 질감을 별로 선호하진 않지만 뭔가 더 신경 쓴 느낌을 주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만두는 찜기에 나왔고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나쁘지 않은 만두였다. 칼국수라는 면요리 특유의 2% 부족한 느낌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치가 미쳤다.
곧이어 김치가 나왔는데 때깔이 좋았다. 선명한 붉은색에 식감을 자극했다. 셀프코너에서 김치와 흰쌀밥을 퍼왔는데, 칼국수 나오기 전에 이 빨간 김치를 흰쌀밥 위에 올려 퍼 먹으니 밀려오는 만족감이 있었다. 탄수화물은 많은 종류의 잘되는 집에서 적절하게 잘 사용하는 무기 같다. 칼국수는 보통 면 보다 김치로 맛집여부가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이 집은 모두 다 잘 갖춘 집이었다. 생긴 지 별로 되지도 않았는데, 이때 3~4 테이블 이미 돌고 있었고, 계속 손님이 들어오며 회전도 잘 됐다. 구성과 운영면에서 포인트를 잘 아시는 분 같았다.
김치와 밥, 동죽의 조합으로 내 맘속에서는 근방 칼국수집 'Top 티어'로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The 칼국수' 집이다. 앞으로 칼국수 먹고 싶은 날엔 주저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