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굴, 홍가리비] 집에서 만족감 높게 쪄 먹는법, 손질부터 찌는법, 찜 시간, 맛있게 먹는 방법 까지
12월은 굴의 달
구매방법
찬바람 불고 추운 12월의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제철 해산물 석화를 먹었습니다. 해산물은 1년 내내 매월 제철 해산물이 있어서 좋아하는 해산물이거나 평소 먹고 싶었던 경우 식당을 가거나 인터넷으로 구매해 먹는 편입니다. 석화는 2~3년 전부터 리스트에 넣고 매년 구매해 먹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는 10kg을 보통 구매해 먹는 편인데 저에게는 너무 많더라고여. 그래서 올해는 5kg에 역시 찜을 해 먹으면 달달한 속살이 일품인 가리비를 같이 주문했습니다.
굴은 직접 구매시 업체에서 하는 1차 세척이 무척 중요합니다. 첫해에는 무조건 저렴한 제품으로 구매했다가 바다생물뿐만 아니라 표면에 뻘까지 같이 오는 바람에 집에서 2차 세척에 거의 1시간 이상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 번째부터는 리뷰를 잘 보고, 세척이 잘 된 업체로 구매하니 깨끗하게 와서 먹기가 훨씬 수월하여 이제는 주문해본 경험을 토대로 업체를 정해서 매년 같은 곳에서 구매합니다. 이번에는 2명이 넉넉하게 먹을 양으로 주문했습니다.
배송
그렇게 구매한 석화 굴 5kg + 홍 가리비 2kg, 무료배송으로 받아봤습니다. 아이스박스에 식품이라 작업 후 익일 받아봤습니다. 식품은 대부분 판매자가 발송만 빨리 해주면 택배사에서는 익일 배송 원칙이므로 큰 일 없으면 빨리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스박스 안에 아이스팩 2개와 함께 배송 오는데, 이날은 한파로 영하 10도를 왔다 갔다 해서 아이스팩과 함께 신선하게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산 굴은 생명력이 좋아 선선한 곳에 두면 2주까지도 버틴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굴이 먹이를 먹지 못하는 상태로 두는 거니까 가급적 빨리 먹는 편이 살수율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센스 있는 회초장 포함.
안쪽에 가득 담겨 깔끔한 상태로 온 석화와 가리비입니다. 모든 업체가 이렇지는 않았고, 어떤 업체는 뻘이 껍데기에 덩어리로 붙어 있거나 따개비등이 엄청 많이 포함돼서 온 곳도 있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곳도 작년에 비해서는 세척상태가 살짝 아쉬움이 좀 있는 부분이 있긴 했어도 다른 업체에 비해 아주 좋은 편입니다.
2차 세척
1차 세척이 됐더라도 패류(조개 굴 등) 특성상 배송 중에 서로 마찰이 되면서 부스러기가 생기기 마련이라 간단하게 2차 세척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이소에서 하수구 망 + 솔을 미리 구비해 두면 좋습니다.
물에 녹지 않는 부스러기가 떨어지므로 사진상에 보이는 거름망(몇십 개 1봉에 1,000원)을 기존 거름망 위에 씌우고 세척하면 하수구 막힐 일도 없거니와 처리하기 편리합니다. 2차 세척은 칫솔은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다이소에서 사진에 보이는 솔(저렇게 잡는 타입이 힘이 잘 들어감) 하나 구매하셔서 슥슥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되며, 세척도 더 잘 됩니다. 굴뿐만 아니라 조개찜 좋아하시면 이 솔 하나 구비해 두시면 좋습니다.
이렇게 가리비도 슥슥 문질러서 주름 사이에 조금씩 붙어있는 뻘들을 물에 흘려보내 줍니다. 거의 닦을 게 없으므로 이런 식으로 한 번씩만 솔질해준다는 생각으로 세척하면 금방 끝납니다.
세척 후 찜솥 가득 담고, 이렇게 큰 양푼에 한가득 담아도 넘쳐서 채반에 이 정도 남았을 정도로 엄청납니다. 하지만 껍데기가 대부분이라 이 정도 양에 2인이면 넉넉합니다. 이후에 라면까지 먹으려 했는데 못 먹었을 정도로 알맹이 만으로 배부릅니다.
쉽게 찌는 방법
찜 같은 경우 원래는 밑에 물을 적당량 넣고 찜망 올리고 쪘었는데, 양이 많다 보니 가정용 냄비로는 그러면 여러 번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일반 큰 냄비에 찜망 없이 밑에 물을 자작하게 깔고 굴을 가득 채워서 넣고 뚜껑을 닫습니다. 이렇게 해도 아무 이상 없이 잘 쪄지고 편합니다.
물이 보글보글 끓고 한 5분 이내로 쪄주면 굴은 알맞게 익습니다. 너무 익히면 오히려 알맹이가 쪼그라들면서 즐겨져서 제철 굴의 풍미를 전부 맛보기 어려워집니다. 어차피 생굴로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한 상태라서 적당히 시간 조절하시는 게 포인트입니다.
굴은 다 익어도 가리비나 다른 조개류들처럼 입을 쩍 벌리진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이드를 봤을 때 어느 정도 열려있다 싶으면 다 익은 겁니다.
12월 초에는 굴이 다소 작고, 12월 중순 넘으면 적당한 굴 크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크기를 알 수 있는 꿀팁은 쇼핑몰 리뷰에 글이 달린 날짜와 사진을 보시면 굴이 얼마나 성장해 있는지 보실 수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굴 사이즈로 엄청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먹기 좋은 사이즈입니다.
다 쪄진 굴은 이런 식으로 큰 쟁반 위에 꺼내서 한 김 식히신 다음에 따뜻할 때 하나씩 까서 먹으면 편합니다. 익혀진 굴은 대부분 손으로만 벌려도 잘 열리니까 맨손으로 충분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리비도 같이 다 때려 넣고 쪄주면서 먹는데 냄비 한가득 3번을 쪘습니다. 동봉되어 온 초장에 집에 있던 고추냉이를 넣으니 굴을 끝까지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었고, 3바퀴를 찌고 마지막에 냄비에 남아있는 국물이 또 미쳤습니다. 놔뒀다가 위쪽 육수만 잘 따라내서 칼국수 면 넣어 먹거나, 라면 끓여 먹으면 기가 막힌데, 이번에는 너무 배불러서 다음날 그 육수에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굴, 가리비 육수라 국물이 무한대로 들어갈 것 같은 맛입니다.
모두들 제철 해산물 석화 무조건 드세요 2번 드시고, 매년 드세요. 적극 추천합니다.